DATE: 2017.03.29
CAST: 이창용(나), 송원근(그)
1.
3주만에 보러간 쓸.
원래대로라면 못보고 지나갈 페어였으나 용넷을 좋아하는 친구의 호의로 런용페어를 보게됨...♥
아무래도 오래 본 극이다 보니 관극할때 태도가 다소 루즈해지곤 했는데 간만에 바짝 집중하고 본 극이었음.
흘려보내는 넘버 없이 보다보니 극을 처음 봤을때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ㅋㅋ
말 그대로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는데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페어의 성향 자체가 원작 대본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투영하고 있었기 때문인듯.
쓰릴미는 작품이 장기간 올라왔던만큼 대체로 리촤와 넷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각자마다, 페어마다 다른 노선을 구축함. 나 역시 정석적인 구도 보다는 변형된 구도를 더 좋아했고 점차 작고 섬세한 포인트에 집중하게 됨. 그렇다 보니까 오히려 대본 그대로를 연기하는 정석적인 페어를 찾아보지 않게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가장 선호하는 페어이자 지난번 관극했던 녹토로는 리촤와 넷슨의 권력구조가 역으로 뒤바뀐 캐릭터였음.
내가 아는 기존의 토로넷은 언제나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고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찌질할 정도로 리촤에게 굴복했음. 몸을 한껏 움츠리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제멋대로인 리촤를 달래고 달래고 또 달래서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애원했음. 쓰릴미를 부르면서 리촤 앞에 무릎을 꿇고 사랑을 구걸하는 넷슨을 보면 가슴이 찢어지곤 했으니까ㅠㅠㅠ
그러던 넷슨이 17시즌에서는 완전히 독기품은 캐릭터로 탈바꿈함. 토로넷은 그가 자신을 떠나 다시 돌아온 그 순간부터 그를 파멸시킬 생각뿐이었고 그게 에원리부터 마지막 라이플에 이르기까지 네이슨의 모든 연기를 지배하는 기본 감정이었음. 이미 넷슨은 리촤의 대부분의 행동을 예측하고 있었고, 그러니 아마 적재 적소에 그를 자극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고자 하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을거야. 리촤가 자신의 표정을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토로넷은 언제나 서늘한 표정으로 그의 의무(?)를 실행하고 있었음. 녹촤는 타고난 능글맞음과 폭력으로 언제나처럼 넷슨을 조종하려고 했지만 20살이 된 넷슨에게는 이제 더이상 먹히지 않았겠지ㅇㅇ 넷슨이 강하게 나가는 만큼 리촤 역시 엇나가는 강도가 강해져서, 불장난-강도-살인으로 이어지는 폭력의 심화가 나는 일종의 리촤가 넷슨에게 저항하는 방식으로 느껴졌음. 넷슨이 원치 않는 성행위로 거의 강간에 가까운 관계를 리촤에게 강요하는데 그 이후에 리촤가 그에게 할 수 있는 일종의 복수이자 유희였던 셈. 언제나 게임을 좋아했던 리촤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넷슨이 자길 따라올 줄 알았으니까 ㅋㅋㅋ 그러니 캐릭터를 완전히 비틀었지만 개연성은 그대로 이어질수밖에 없었음 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래서 이 페어가 사랑보다는 파워게임을 더 잘 드러낸것 같음. 개인적으로 '쓰릴미' 넘버 직후에 녹촤랑 토로넷이 담배 나눠피는 장면을 좋아하는데 그 페어에서는 그래서 처음으로 리촤와 넷의 '친구'로서의 모습이 보였음. 서로가 서로의 뒷통수를 칠 수 있는 위험한 관계이자 함께 범죄를 저지르는 공범자의 모습. 건강한 관계는 아니지만 어쨌든.... 다만 그렇다 보니 나중에 넷슨이 마지막 뒤통수를 치는 장면이 덜 드라마틱함. 이미 에원리부터 관객들이 다 눈치깠을거니까.....리촤의 슈페리어가 돋보인다기 보다는 넷슨의 치밀한 복수극에 방점이 찍힌 느낌.
2.
런용은 녹토로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름. 굳이 한마디로 정의내리자면 젠틀한 쏘패 리촤와 순정적인 넷슨의 조합쯤 될 것 같다. 특히 넷슨의 경우 심의관에게 말하는 "나는 그를 뒤따랐을뿐..."이라는 대사가 가장 위화감 없이 어울리는 캐릭이었음. 리촤를 이렇게 사랑하는 네이슨은 정말 오랜만이다. 대체로 내가 보는 넷슨들은 언제나 애증이 뒤범벅된 그 무언가의 감정이었는데....
런촤는 13시즌에 런토로 페어로 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그때는 일본 감독이 연출할 때라 작품이 총체적 난국이었음... 무대는 갑자기 (지금과 같은) 2층짜리 구조가 되고 욕탕 비스무리한 구조때문에 넷슨이 킵유딜에서 리촤랑 키스할때 허리가 나선형으로 꺾이는데 그 모든 일련의 움직임이 정말 구렸음. "레이"라는 되먹지못한 애칭은 말할것도 없고, 넷슨이 라이플에서 리촤에게 우리 99년동안 함께하자며 노래를 하질 않나 가방은 천장에 매달려있다가 떨어지는 통에 무슨 호러영환줄...심지어 커튼콜에서는 피아노 담당까지 내려와 인사하는 통에 숨막히는 정적이.. 그리고 또 하나 싫은건 런촤의 연기였지. 그때는 런촤가 뮤지컬이나 쓸에 원체 익숙하지 않을때라 노래는 멀쩡하게 하다가도 연기만 하면 목석같았음. 배우는 자고로 첫느낌이 꽤나 오래가는 법이라 그래서 그 이후로 런을 본적이 없었다.... 이번에 사실 걱정 많이 하고 갔던게 사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왠걸. 캐릭터 해석이나 목소리가 완전 내취향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이렇게 다정하고 신사적인 개쓰레기라니 꿈에 그리던 리촤고여.... 특히 런촤 목소리가 부드러운 저음인데 대사칠때 조용하고 나긋하게 치니까 오히려 화를 내는 것보다 더한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음. 내안의 용넷은 범생이에 기본적인 양심을 가진 선량한 사람이라 순수한 악인같은 런촤 같은 사람을 만나서 맹목적으로 빠져들고, 질질 끌려다니는게 이해가 가는게, 원래 사람은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증이 있는 법인데 런촤는 그런걸 완벽하게 채워줬을법한 캐릭이라고 해야하나... 치인트의 '유정'같은 느낌의 리차드인듯.
사족으로 나는 평소에 리촤보다는 넷슨 감정선에 더 집중하는 편이라 로드스터 등 리촤 솔로곡은 크게 집중하지 않았는데 로드스터에서 런촤 참 끝내주게 애를 잘 꼬시더라. 내가 애였어도 아마 냉큼 따라갔을거야. 유괴범같아 보이지 않는 외양을 가짐..... 정말 선의를 가지고 날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 줄 것 같은 표정말투몸짓이었어.....
런촤는 기본적으로 상냥하고 다정함. 넷슨에게 모멸감을 줄때도 말투만큼은 묘하게 다정한데, 내가 넷슨이면 집에서 리촤 말 곱씹어보다가 두배로 상처받았을것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완동물'이라는 비유가 딱 맞는게 평소에는 정말 넷슨을 적당히 귀여워해 준다는 느낌이 듦. 예쁘니까 만져주고, 같이 놀고.... 문제는 수틀리면 정말 무섭게 화를 낸다는건데 그 좋은 목소리로 거리낌없이 욕짓거리를 하고 사람을 정말 바닥까지 깔아뭉개버림. 런용페어를 보며 넷슨이 약간 매맞는 아내 같다는 생각을 했던게 이것때문.... 잘해줄땐 정말 잘해주다가 넷슨이 자기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성적인 스킨십을 했을때 런촤는 정말 벌레보는 것처럼 넷슨을 봄.... 그러다가 다시 지 기분 풀리면 잘해주고.... 용넷이 트라우마 안생기는게 이상한 상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용넷의 자존감은 바닥일 듯. 리촤는 자존감 도둑임에 틀림없다.....
이게 초반에는 아무 생각없이 생각보다 잘해주네~라고 생각하게 됨 ㅋㅋㅋㅋ 엄청난 착각이었다. 리촤는 넷슨을 자기가 허락하는 선 안에서 그냥 봐주는 거였음 ㅋㅋㅋㅋㅋㅋㅋ 후반부로 갈수록 런촤는 철저하게 용넷을 이용해먹는데 문제는 죄책감도 없다. 그린듯한 쏘패.... 용넷이 버림받고 눈돌아가는게 그동안의 설움이 응축되서 한방에 터진걸로 보여서 더 안타까웠음. 용넷은 런촤 안맞났으면 평범하게 새나 보면서 자기 인생 살았을 것 같다.
3.
쓸 볼때 가장 집중하는 장면은 에원리-쓰릴미-공원씬. 둘 감정이 가장 격렬하게 부딪칠때라서 캐릭터 파악하기에도 좋고, 내면연기를 보기에도 좋기때문에.
녹토로는 초반에 갱장히 끈적한데 그도 그럴게 이 둘은 청소년기를 막 지났다기 보다는 어른의 관계라는 느낌이라 ㅋㅋㅋㅋㅋㅋㅋ 토로촤는 심지어 이번시즌 에원리에서 키스하면서 녹촤 ㅇㄷㅇ에 손을 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대로 런용은 스킨십을 포함하여 둘이 붙어있을때 분위기가 상당히 담백함. 내가 런촤를 계속 젠틀하다고 묘사하는데 다른 페어와 달리 멍청하게 새를 보는 넷슨을 왁!! 하면서 놀래키지도 않고 협박도 조롱투가 아니라 상당히 정중한 말투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말투만 그렇고 내용 보면 쓰레ㄱ...... 근데 담백한거랑 별개로 런촤 스킨십 정말..... 포옹할때 넷슨 뒷머리를 감싸는데 존설레.... 사람 착각하게 만들어... 넷슨은 비참해질 때마다 그래도 이런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버티지 않았을까 싶음. 그렇게 다정하게 대해주는데 정말 날 싫어하는건 아닐꺼야....
쓰릴미 넘버 초반에 리촤와 넷슨의 기싸움 장면이 있다. 강도질을 마치고 가방을 뒤지는 리처드와 이제 자신의 욕구를 채우고 싶어하는 네이슨 간의 갈등장면이 있는데 런촤는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엄청나게 강한듯. 자라온 환경이나 지능 등에서 자신이 남들보다 뒤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아마 한번도 없었을 거야 ㅋㅋㅋㅋ 그게 자존심으로도 연결되는데, 그 장면에서 강도짓을 하다가 겨우 위기를 넘긴 순간이었음, 용넷은 세상 심각한데 런촤는 가방 좀 보자고 하니 욱한 넷슨이 가방을 집어 던진다(주는 척 하면서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하고) 평소같으면 화를 냈을 텐데 일반적으로 리촤는 상황이 상황인만큼 그냥 한번 '봐준다'. 근데 런촤는 아님. 바닥에 놓여진 가방을 잠깐 보다가 다시 발로 걷어차버리고 넷슨에게 다시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런촤는 상황이고 나발이고 넷슨이 자기에게 기어오르는것 자체를 용납을 안하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용넷은 결국 그걸 주워서 리촤에게 얌전히 건네준다. 그동안 용넷이 얼마나 수모를 당했을지 느껴져서 짠내남....ㅠㅠㅠㅠㅠㅠㅠㅠ 야이새끼야 애한테 그러지 말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용넷은 성자는 아니다. 모멸감을 견디는 것과 소유욕은 다른 문제라서, 용넷은 런촤에게 계약대로 자신을 사랑해 달라며 요구하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화를 내 봄ㅠㅠㅠㅠㅠㅠㅠ 귀엽고 짠하다ㅠㅠㅠㅠㅠㅠ용넷이 안하던 욕까지 하면서 "내가 이 병신같은 일을 도왔던건 이 계약서 때문이야. 찢는거 보고싶어?"라고 하면서 계약서를 찢으려는 모션을 취하는데 짜증스럽고 난처한 표정을 짓던 그말까지 무시하지 못한 런촤는 뒤돌아서 계약서를 잠깐 쳐다보다가 그걸 가만히 용넷 가슴쪽으로 내밀며 항복을 선언하는데 이 부분이 존나게 설렘....
4.
용넷은 왠지 담배 안피웠을것 같다. 리촤 만나기 전에는 '해서는 안되는 일' 같은건 해본적도, 하려고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 같음.
배우마다 그때그때 해석이 다르긴 하지만 어떤 네이슨은 범죄에 가담했지만 지금은 양심을 가책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네이슨은 그때도 지금도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용넷은 전자의 느낌. 심의관과의 대화가 계속될수록 목소리가 떨리고 표정이 죄책감으로 인해 슬퍼진다. 정상적인 도덕관념을 가진 용넷은 정말 그 아이를 죽이고 싶지 않았을거야ㅠㅠㅠ 런촤가 살인을 할 때 그 장면을 아마 보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함...
네이슨에 따라 다르지만 리촤와 함께하는 탈선에 일종의 쾌감을 느꼈을 것 같은 캐릭터가 있다. 순전히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라서, 아니면 금기된 행위를 저지른다는 짜릿함 때문에, 아니면 다른 이유로. 하지만 용넷은 불을 지르고 강도짓을 하고 그 모든 행동을 리촤를 위해 희생했을뿐 단 한번도 본인이 원했던 적은 없었을 것 같음. 말 그대로 끌려간 것 뿐이고 강요에 의한 행위로 항상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고통받고.... 런촤가 용넷의 이런 마음을 듣고 너는 애라고 말하는데 아니 그건 아니야 너가 이상한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안경 도입부에서 런촤가 "안녕"하는데 진짜 감탄나오게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런촤 멘붕과 용넷 멘붕이 양사이드에서 나오니 개잼.
용넷은 리촤가 "우리라고, 아니 너!"했을때 정말 충격받는 표정. 올게 왔다가 아닌 ....어? 하는 느낌.
5.
공원씬은 넷슨의 가련함이 극에 달하는 순간이다. 넷슨이 취조받고 와서 위로를 구하는 순간 잘 듣고 조근조근 상황을 파악하던 런촤는 잠깐의 정적 후 표정이 굳으면서 미친사람처럼 화를 냄. 런촤는 통제광이라서 일이 자기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게 용넷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가면을 벗고 감정을 폭발시켜버림.
런촤의 폭력은 정말 무자비함. 애 뺨을 두어대 때리고 넷슨 얼굴을 왼손으로 잡고 몇 번 흔들다가 집어 던져버림. 그 전에 에원리 등에서 보여준 멱살잡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접도 안하고 있다는 느낌. 리촤가 주저 앉은 네이슨의 뒷덜미를 잡아서 귀에 "안경을 떨어뜨린건 내가 아니라 너야"라고 속삭이는데 기본적으로 네이슨이 일부러 안경을 떨어뜨렸다고 해도 그 씬에서는 정말 두렵고 무서웠을 것 같음.
다신 너와 함께하지 않겠다며 등을 보이는 리촤를 불러세운 용넷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주저앉은채로 경찰서에 갈거야 라고 조용히 협박함. 홧김에 내뱉은 말인데, 어찌보면 절박하게 들린다.
그리고 런촤는 놀라지도 않고 방금처럼 화를 내지도 않는다. 대신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냐고 울먹거리는 넷슨에게 다가가 눈을 보면서 조용하게 "씨발 울지 좀 마 재수없는 변태새끼야" 라고 하는데 와 진짜 타격감 오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낱 관객일뿐인데도 그 말에 상처받았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넷슨은 절망해서 한참 뒤돌아서 어깨가 들썩거리길래 우는구나 싶었는데 돌아서는 순간 눈물이 없다. 슬픔조차 메마른 느낌
6.
킵유딜에서 런촤는 구치소로 내던져졌지만 자존심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음. 하지만 런촤의 비난에 무딜대로 무뎌진 용넷은 언제나처럼 쏟아지는 언어폭력에도 처음으로 단호하고 강하게 나가는데 아직까지 눈이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
상황을 타개할 다른수가 없는 런촤는 이제 용넷을 슬슬 달래보는데 손을 잡기도 하다가 입맞추려 하자 용넷이 피함. 그러니까 슬쩍 웃고는 고민을 좀 하다가 무릎을 꿇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너가 안넘어올까? 하는 마음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진짜 개새끼임. 그렇게 해도 반응이 없자 어쩔수 없다는듯 무릎 털고 일어나서 뒤도는 것까지 다 계산했을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마지막까지 런촤를 버리지는 못한 용넷이 미련이 철철 넘치는 상태로 런촤를 잡는데, 정말 사랑해서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팍팍 들음.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질 수밖에.....
리촤의 "강해져, 나처럼" 이라는 대사는 나름 내가 느끼는 개그포인트였는데 런촤가 말하니까 안웃김 ㅋㅋㅋㅋㅋㅋ 멘탈 정말 강해보인다....
7.
자기애가 하늘을 찌르고 언제나 자신만만한 런촤가 유일하게 두려움을 나타내는 어프레이드. 나름 반전이면 반전이다.
죽어도 넷슨 앞에서 안들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뭔지 알것도 같은게 리촤에게 있어 넷슨은 자기의 숭배자고, 추종자니까. 거기에 금이 가는 순간 관계의 주도권이 박탈되는건 둘째치고 말 그대로 정말 쪽팔린 일이라고 생각했을듯...
8.
라이플. 용넷은 지금까지중에 가장 편안한 표정으로 고백한다(八자 눈썹 없이...).
내가 널 앞섰어. 일부러 한거야.
가장 반전다운 반전이다. 계략이라고는 모를 것 같던 네이슨이 일부러 증거를 심어뒀다는 것. 아마 용넷은 애초에 실수였던 것 같다. 배신을 생각 안해본건 아니여도 정말 런촤가 배신할 줄 몰랐을 것 같음.
9.
엔딩이 도장 꽝꽝 찍음. 용넷은 순정적인 넷슨이다. 런촤를 정말 사랑했음....
찔려죽지만 않았어도 끝까지 그와 함께있고 싶었을것이다. 자유를 얻었지만 기쁘지 않은 건, 정작 가장 필요한 것을 잃었기 때문에.
아마 용넷 성격에 한번쯤은 후회했을 것 같다. 내가 그때 안경을 떨어뜨리지 않았으면 그가 죽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했을듯
10.
커튼콜 정말 사랑스럽다
용넷이 런촤 수트를 살짝 들춰서 껴안고 런촤도 웃으면서 함께 포옹하는데 엄마미소가 절로 나옴....
11.
총평 : 재관람의사 有. 진작 봤으면 좋았을 걸 싶다. 페어 합도 좋고, 캐릭터 상성도 좋음. 쓰릴미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페어.
정석을 본 다음 변형을 봐야 더 재미있으니까.
리촤는 그린듯한 사이코패스다. 정상적인 경로로는 성적 쾌감을 얻지 못했을듯. 불을 보거나 범죄를 저질러야 흥분이 됐을 것이다.
런촤가 가진 모든 것 중에 넷슨이 가장 필요했던건 맞음. 계약서를 소중히 여겼던것만 봐도 알수 있음. 다만 동등한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나를 도와주고 나를 숭배해주는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그래서 넷슨은 리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것 같음. 둘이 암만 성적 접촉 해봐야 결국 일방적인 감정이라는걸 아니까. "이게 날 얼마나 흥분시키는지 알잖아"라고 했을때 넷슨은 할 말이 없었을 것이고, 결국 기뻐하는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