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다시 후기를 올리까 생각하는 중.

 

 

몰랐는데 내가 15년에 쓰릴미를 필녹으로 봤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내기억속에 없는가... 심지어 대충 써놓은 후기에서조차 필넷 캐릭터성이 상당히 내취향...

정식후기를 쓰기 전에 예전후기 몇 줄 써둔거 정리해서 올리는 걸로 시동을 걸고자 함.

 

 

 

DATE: 2015.01.31

CAST: 강필석, 에녹


 

(중략)

 

 쓰다보니 생각난 인상깊었던 순간이 필넷은 녹촤를 참 많이 봐주고 참아 넘겼지만, 그랬던 이유는 그가 자신에게 있어 단순히 소유욕이나 욕망의 대상이었던게 아니라 필넷의 피로하고 건조한 삶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일종의 안식처였다고 생각함. 그래서 그 모든 관대함과 사랑을 버린 필넷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녹촤의 감정선도 이해가 갔고.


이건 내가 아까도 얘기한 부분인데,
필넷은 자신이 안경을 떨어뜨리고 그 이후에 벌어질 파장과 녹촤의 배신에 이르기까지 아마 모든 과정을 머릿속에서 예상해보고, 생각하고, 결국 모든 걸 감수할 마음을 먹고나서야 그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을 것 같음. 아마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했을 것임.

그래도 막상 녹촤가 자신을 배신하는 구체적인 상황이 현실로 닥치니까 자기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상처받았을것 같음. 머리속에서 굴려보는거랑 실제로 맞닥뜨리는 현실은 언제나 다른 법이니까.

 

공원씬에서 네이슨이 녹촤의 표정과 분위기가 변한 걸 눈치채고 집에 가자며 리촤를 잡아끄는 장면이 있음. 정네이슨은 이 부분에서 거의 울것처럼 말함.울먹거리면서 우리 집에 가자, 제발 집에 가자고 하면서 리촤 팔을 잡아끄는데 거기서 진짜 불쌍함. 리촤가 그 팔을 뿌리치면서 자기를 붙잡는 정넷을 내동댕이 치는데 정넷은 아마 거기서 자기가 버림받았다는걸 느꼈을듯.


반대로 자신의 분노와 슬픔을 절규로 표현하는 정네이슨과 달리 필넷은 녹촤를 끊임없이 달래려 들음.
 우리 계약서는? 하고 물을때도 힐난이라기 보단 최대한 이 애새끼를 달래보려는 마음. 녹촤가 자기를 내동댕이 쳤어도 필넷은 그의 분노는 (예상했던)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고, 그러니 빨리 이 분노가 지나가기만을 바랬을것 같은데 녹촤가 자기 눈을 똑바로 보면서 "재수없는 변태새끼"라고 한 순간 그 말이 너무 충격으로 다가왔을것 같음. 그런식의 비난을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을거고, 생각해보면 그게 리촤가 네이슨의 감정에 느껴왔던 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한 말이니까.

 

그 말 하고 녹촤는 떠나버리고 혼자남은 필넷이 울지도 화를내지도 그 어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멍하게 서있던 옆모습이 되게 차고 쓸쓸해보였음. 관극하면서 의식적으로 그 부분 눈여겨서 봤는데 필넷은 그 말듣고 완전 굳어서 리촤가 완전히 떠나버릴 때까지 눈도 깜박이지 않더라.

아, 버림받았구나. 그런 생각을 했을것 같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