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4.07.09

CAST: 박은태, 임정희, 민영기, 이정열, 신영숙, 배해선 등




1. 개인적으로 전개가 느리거나 한 인물이 높이 올라갔다가 추락하는 내용을 싫어함. 특히 천재의 파멸은 가장 보기 불편해하는 내용.

근데 넘버랑 배우가 깡패다. 딴건 몰라도 이 두개만 맞아 떨어지면 내 취향따위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됨.

내가 모촤를 재연때 한번 보고 말았는데 그 이유가 넘버랑 배우는 좋았는데 지루해서였음. 취향 안맞으면 겁나 지루함.

연출이 불친절하니 더 그럼. 안그럴것 같은데 은근히 취향타는 극이 모촤임. 

근데 욕먹는 4연이 난 재연때 봤던 것보다 더 좋았음. 이게 내 취향이 변해서인지 극이 변해서 내취향이 된건지는 모르겠음.

암튼 난 은촤가 그 대걸레 안뒤집어 써서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어디서 무슨 게임에나 나올법한 엘프st 가발을 씌워놨더만...

그래서 난 1막때 망원경 안들었음, 이건 절때 은촤가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머리때문임. 머리가 구리니 얼굴도 안멋있어 보였음.

하지만 1막 엔딩 내운명에서 은촤가 가발을 벗자 그는 은옵이 되었습니다. 상남자bbbbbbbb 존멋bbbbbbbbbb


2. 자리가 D구역 앞열이었는데... 그냥 한두줄 뒤로 가더라도 중블에서 볼걸 그랬다. 내운명을 비롯 주요 떼창 넘버에서

앙상블에 가려져서 주인공이 안보이는 대참사가 일어남. 노래는 들리는데 표정이 안보이니까 무슨 오디오석 앉은 기분이고 그럼

다른것도 아니고 내운명 마지막에 앙상블이 떼창하고 은촤가 샤우팅하고 절규하면서 뛰쳐나가는 그 장면을 놓치니 인터미션 내내 찜찜했음. 사실 모촤보러간 이유의 절반이 내운명 들으러 간거였는데 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장면은 무려 5만5천원짜리 장면이었다고ㅠㅠㅠㅠㅠ 그런거 외에는 걱정했던것보다는 쏘쏘했음. 물론 다시는 세종에서 뮤지컬을 보고싶지는 않습니다. 


3. 이젠 은옵이라고 하고싶은 은촤는 비극에 잘 어울리는 배우임. 첫째는 외모랑 특유의 미성에서 묘하게 인간같지 않은 홀리함이 풍겨서 그렇고 둘째는 본인 자체가 희극보다는 비극적인 연기를 더 잘함. 그래서 1막보다 2막 연기가 더 좋았음. 은옵은 바르고 정석적인 이미지에 가까워서 막 반항하고 철없는 미친놈 연기는 아직까진 본인이 소화를 못하는 느낌임. 프랑켄 기점으로 연기가 제법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1막 볼때는 아 내가 잘못봤나;;; 싶었는데 2막은 정말 좋았거든. 울고 절망하고 바닥까지 떨어지는 처절함 연기를 잘함. 극단적인 연기가 쉽다고는 하는데 내보기에 이것도 안어울리는 사람이 하면 그냥 우스꽝스러운데 암튼간에. 연기 늘었다고 생각한 포인트가 내가 드디어 2막부터 망원경을 들기 시작했는데 가발벗은 은촤가 엄청나게 잘생겨보여서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건 눈이랑 표정연기가 괜찮았기때문임. 특히 마지막에 앙상블들이 둘러서서 모차르트를 찬미하는 말들을 막 늘어놓는데 침대에 누워서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는 은촤는 정말 그 껍질만 남은 공허함이 막 느껴졌음. 절벽 끝까지 내몰려지는 그런 느낌.


4. 오늘의 베스트는 레오폴트의 너는 내아들이 아니다,에 이은 은촤의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나요'. 감정선 끝판왕이었음.

내가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넘버에 홀리는거 빼고는 사실 내용자체는 크게 집중해서 보지 않았음. 내가 극을 판단하는 기준이

감정이입인데 모촤는 그게 영 힘들었음. 모차르트라는 캐릭터에서 나오는 천재성에서 나오는 이질감 같은게 문제가 아니라 성격적인 면이....  오히려 난넬이나 레오폴트에 이입을 하면 모를까 이 철없고 천진난만한 캐릭터에는 도저히 어떤 애정도 공감도 안생겼음.

그냥 아오 저 천진난만한 새끼ㅉㅉ 이런 마음이나 들었는데 이 장면에서 레오폴트랑 모촤 감정선이 진짜 너무너무 좋았음.

레오폴트가 방탕한 아들의 모습을 보고 훈계하니까 모촤가 정말 말그대로 오만한 모습으로 당신의 말을 듣지 않고서도 난 성공했다고 말하면서 삐딱하게 나옴. 앞에서 보여줬던 모촤 성격은 거만함과는 거리가 멈. 오히려 아버지와 콜로레도 주교의 영향으로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사람을 지독하게 싫어함. 근데 저러는게 되게 묘했음. 거기에 레오폴트가 정말 뭔가 포기하면서 이제 넌 내 아들이 아니라 그러니까 그 거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아버지한테 달려들어서 제게 왜그러시냐고 하는 장면이 와... 거기에 그래도 아버지 화가 풀어질 기미가 안보이니까 아마데의 상자(자신의 음악)까지 뺏어다가 무릎꿇고 덜덜 떨면서 바치는데 거기서 그냥 느껴졌음. 아 얘는.... 애새끼였지 참..... 지금까지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모촤를 어른의 기준으로 봤던거임. 모촤에겐 보호자가 필요함. 본인은 거부하지만 보호자 없이 그는 그냥 고속도로 한복판에 내버려진 어린 아이에 불과함. 실제로 모촤가 완전히 파멸하기 시작한 부분도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시점부터고. 그전까지 내게 모촤가 천재성을 무기로 휘두르면서

자유를 찾고 싶어하는 순진한 모험가같았다면 여기부터는 그냥 비맞은날 버려진 개처럼 보이기 시작함. 보호자 없는 그에게 천재성은 오히려 독이었음. 


5. 신여사의 황금별은bbbbbbbbbbbbbbbbbbbbbb. 배우낭비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남작부인역에 신여사만한 사람이 또 없죠...

걍 이제는 고유명사 같음. 개인적으로 신영숙은 류정한, 민영기와 더불어서 귀족역에 특화된 배우라고 생각함. 태생부터 귀족일듯한 우아함이 넘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콜로라도 대주교 역을 맡은 민영기와 레오폴트역의 이정열, 베버부인역의 김현숙도 좋았고 배해선의 난넬도 좋았음. 모촤는 남주가 극에서 80%의 지분을 차지하지만 조연진이 구리면 극 자체 퀄리티가 떨어진게 눈에 딱 보일 정도로 그들의 역할이 중요함.

임정희는 쏘쏘. 생각보다 캐릭터해석은 괜찮았는데 아무래도 연기나 넘버소화등 기술적인 면이 조금 거슬렸음.


6. 공연도 정말 좋았고 후반부부터 커튼콜까지는 막 가슴이 터질것 같이 슬프고 벅차고 했는데 그렇다고 단 한순간도 안지루했던건 아님. 그래서 지금 재관람을 할까말까 망설이는 중인데 2막이 너무 좋았다... 으아.... '나는 나는 음악' 편곡버전이 더 좋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조될때 나 울뻔함ㅠㅠㅠㅠㅠㅠ 좋아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박은태는 모촤 평생해라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그래서 드큘을 한장 놓고 그 돈으로 모촤를 잡을까 생각은 하고 있는데 사실 내가 요새 맘편하게 공연볼 상황이 아니기도 해서

지금 계속 컨프롱중..... 은촤 보고싶다.... 목에 피날것처럼 처절하게 노래하는 은촤가 보고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 암만 생각해도 후유증이 가시질 않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니 오늘 공연이 ㅋㅋㅋㅋㅋㅋ 꿀캐슷에 레전찍은거래 ㅋㅋㅋㅋㅋ 

역시ㅠㅠㅠㅠㅠㅠㅠㅠ 가끔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보러간게 완전 레전찍은 날이면 길가다 돈줏은 기분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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